- 양기 보강해 면역력 올려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인 동지에 우리는 왜, 언제부터 팥죽을 먹게 되었을까.
조선왕조실록은 그 기원을 '전염병 예방'에서 찾는다. 세종 16년 실록에는 전염병의 치료법을 설명하면서 “새로운 베로 만든 자루에 붉은 팥 1되를 담아 우물 안에 넣었다가 3일 만에 꺼내 온 식구가 27알씩 복용한다”라고 적고 있다.
조선 후기 윤기 선생이 쓴 무명자집이나 실록에는 “물과 추위를 관장하는 신의 아들이 동짓날 죽었는데 역질을 퍼뜨리는 마마 귀신이라는 역귀가 됐다. 이에 공공이 생전에 아들이 팥을 싫어한 사실을 기억하고 팥죽을 쑤어 먹고 역질을 막았다”라고 적혀 있다.
팥은 한여름에 종자를 심어 싹이 나오고 가을이 끝날 무렵 결실을 맺는다. 팥의 으뜸 작용은 이뇨 작용으로 부기를 가라앉히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금줄에 붉은 고추 끼워 달기, 손톱에 붉은 봉선화 물들이기, 담 밑에 맨드라미 심기 등 이 모든 것이 귀신의 침범을 막는 주술적 목적이었다.
붉은 팥죽에는 그런 염원도 담겼다.
김무식 기자 rose0997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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