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진인서유기(長春眞人西遊記)』는 도가(道家) 전진도(全眞道) 용문파(龍門派)의 시조인 ‘장춘진인’ 구처기가 몽골제국의 초대 황제 칭기즈칸의 초청에 응해 서역을 여행해 칭기즈칸과 대화한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구처기는 당시 76세의 고령으로 21명의 제자들과 함께 풍찬노숙을 하면서 전쟁의 참혹상을 직접 경험했다.
저자 왕역평은 용문파의 제18대 계승자로, 저자는 8백 년 동안 도문 내부에서 계승자에게만 전해진 역사의 비밀을 밝힐 시기가 도래되었다며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이 책에는 구처기와 칭기즈칸 두 사람 사이의 담화와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다. 이 내용들은 구처기에서부터 오직 계승자들에게 전해 내려와 지금 용문파 제18대 계승자인 저자 왕역평에게까지 전해진 것으로, 단 한번도 중단된 적이 없다고 한다.
칭기즈칸은 처음부터 고령의 도사를 순순히 만나주지 않았다. 칭기즈칸은 구처기를 테스트하기 위해 미리 ‘5관’을 만들어놓고 그를 시험했다. 물론 보통 사람들은 시작조차 하기 힘든 시험이었지만 구처기에게는 그저 조금 번거로운 일 정도였다.
저자는 칭기즈칸의 리더십에 대한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칭기즈칸은 신분이나 직위, 성을 배제하고 오직 능력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정복지에서도 이교도에게 핍박을 가하거나 특정 종교를 강요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저자는 칭기즈칸이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에 감탄한다. 또한 그가 만든 ‘쿠릴타이’라는 지도자 선출시스템은 근대국가의 절차적 민주주의 기초가 되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약 8백 년 전, 세계의 정복자 칭기즈칸과 진인 구처기 조사의 두 지도자의 모습에서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체득해야 할 리더십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최화점 sansora023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