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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여당대표는 자주 만나야 한다

기사승인 2024.10.02  10: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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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을 했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공식만찬은 전당대회 다음날인 724일 이후 두 달 만이다.

한동훈 체제 지도부와의 만찬은 당초 830일로 계획됐었으나 추석 이후로 연기됐다가 이번에 성사됐다.

의과대학 증원 유예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다. 이번에 한 대표는 의정 갈등 같은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으나 대통령실은 이번 만찬은 신임 여당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라며 독대가 성사되지 못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여당 지도부 간의 지난 24일 만찬은 겉보기에는 멀쩡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대통령의 식사 정치는 실패 사례로 꼽히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보자. 지난 20171215일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조찬은 식사 정치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당시 한중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문 전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 등과 함께 이 음식점을 찾아 중국식 만두와 만둣국(훈툰) 그리고 꽈배기(유탸오) 등을 주문했는데 베이징 시민들과 뒤섞여 식사하는 한국 대통령의 모습은 소탈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이른바 혼밥시비에 휘말리면서 중국에 의한 홀대 사건으로 각인됐었다.

그런가 하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분짜(쌀국수와 비슷한 음식)’식사는 달랐다. 20165월 베트남을 방문 중이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행과 함께 하노이의 한 서민식당을 찾아 분짜와 쌀국수 등을 시켜 식사했다.

현지인들 사이에 자리 잡고 맥주를 마시는 미국 대통령의 모습은 SNS를 통해 퍼지면서 초강대국대통령의 친근한 이미지를 깊게 심어줬다.

하노이의 오바마, 베이징의 문 전 대통령의 식사는 겉보기에는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그런데도 하나는 대표적 성공사례로, 하나는 최악의 실패 사례로 남은 것은 식사가 남긴 결과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식사는 미베트남 관계 발전으로 이어졌지만 문 전 대통령의 식사에는 중국의 혹독한 한국 때리기와 굴종적 한중 관계가 뒤따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식사정치에 능한 지도자로 기대를 모았다. “대통령이 되면 혼밥은 하지 않겠다라고 공언한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근처 식당에서 자주 측근들과 함께 식사했고 언론은 그 모습을 열광적으로 보도했다. 친서민적 밥자리에 대한 국민 반응도 뜨거웠다.

그런데 요즘 윤 대통령의 식사정치는 예전만 같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 4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은 편안한 밥자리를 통해 극한 정쟁을 누그러뜨릴 기회였으나 만찬은커녕 오찬도 없어 쓸쓸한 뒷맛만 남겼다.

윤 대통령이 이유 없이 한동훈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추석 이후로 연기한 것도 어색했다. 심지어 지난 9일에는 윤 대통령이 이른바 비한계 몇몇 의원들만 불러 만찬을 한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 24일 있었던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간의 만찬회동이 적잖은 실망감을 낳고 있다. 한 대표가 요청했다는 대통령과의 독대는 없었다.

한번 연기되고 갈등 끝에 마련된 90분 회동이 억지 춘향같은 분위기 속에 산책으로 끝났다고 한다. 30명 가까이 모이는데 장소가 실내였다가 야외로 바뀌고, 언론 취재도 허락되지 않았다고 한다.

애초 여당 지도부가 국정과 관련해 건의하고, 대통령이 경청하는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의료공백이 장기화하고, 내수 부진 속에 민생현안이 즐비한 상황이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대응도 화급한 정치 현안이다.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했다가 대통령실이 거부했어도, 해법은 내놓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현안들에 대한 의견교환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중요 현안에 관해서는 말할 기회가 아예 없었다라는 전언이다. ‘빈손 만찬이란 말까지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는데 이게 국정 책임을 진 여권의 모습이라니, 화가 난다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9.24 만찬은 어쩌면 윤석열 정부 최악의 식사정치로 기록될지도 모르겠다는 평가다.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 논란 등에 대한 대화는 없었고 이 같은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한 윤한 독대를 두고 갈등만 키운 꼴이 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지금 자중지란을 보일 때냐?”라는 비난 여론이 끓어오르고 있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는 국정운영의 주축이다. 국가적 대의를 위해 소아를 버려야 하는 자리다.

두 사람의 갈등이 여권 내분으로 번지는 최악의 상황은 결코 없어야 한다. 국정을 얘기하는데 만남의 형식과 득실 계산을 해봐야 무슨 소용인가.

무조건 만나라. 그리고 풀어야 한다.

모처럼 갈등 봉합 기회였던 윤한 만찬의 결과는 아쉽지만 아직은 끝난 게 아니다.

류근찬

통일이답이다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17, 18대 국회의원

강대일 hykku@hanmail.net

<저작권자 © 안팎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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