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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 ‘감사’ 아닌 ‘수사’

기사승인 2024.10.29  1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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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에 대해 2016년 이후 최악의 국감이었다는 평가가 24일 나왔다.

1998년 이후 해마다 국정감사를 평가해온 시민단체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이 의견을 취합한 결과다.

지난 7일 시작된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5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 됐다. 이 같은 평가가 나온 당일에도 특히 과기정보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여야의원 사이에 거친 말싸움이 오가며 회의가 6번이나 정회하는 등 파행됐다.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던 이번 국정감사에 대해 역대 최악의 정쟁 국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국감은 날선 공방 속 민생 현안질의 대신 고성과 호통이 그 자리를 채웠다. 일부 의원은 도를 넘는 막말을 하거나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감에 출석한 증인이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국감이 민생과 정책 국감에서 멀어지고 정쟁막말추태를 보이면서 정쟁파행 국감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런 우려는 지난 14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국정감사와 관련해 막말을 쏟아낸 양문석장경태김영배 의원 등 민주당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힌 것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추 원내대표는 국정감사가 지난주 내내 민주당의 정쟁 막말 갑질로 얼룩졌다라고 비판했다.

아무래도 이번 국감에서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며 파행을 거듭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 상임위원회의 백미는 방통위 등을 상대로 한 과방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가 조금 넘는 시각 재개까지 6번의 정회가 이뤄졌다. 이날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는 정회와 재개 반복으로 인해 의원들의 질의가 한 바퀴도 돌지 못할 정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첫 번째 정회는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국정감사모니터단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이 보도자료는 최민희 위원장(민주당)의 국정감사 발언 시간이 전체 19.9%를 차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두고 여야가 말다툼을 벌이자 최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직후 방송문화진흥회(문화방송) 직원 가운데 한 명이 증인참고인 석에서 쓰러졌다. 119를 부르는 등 조치를 취하는 와중에 김태규 방통위 위원장 직무대행이 발언한 사람을 죽이네 죽여라는 발언이 두 번째 정회의 원인이 됐다.

회의 속개 직후 위원장 직무대행의 이 발언을 두고 여야의원 간 다시 말다툼이 벌어졌다. 김태규 대행도 야당 의원과 고성 섞인 언쟁을 벌였다. 정회된 이유다.

과방위는 회의 속개 후 김태규 대행을 국회 모독죄로 고발하는 안건을 야당 주도로 의결했고 이로 인해 다시 정쟁이 발생해 정회됐다.

결국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국회 과방위는 24일 일과시간 내내 제대로 된 국정감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대체 이게 국정감사인지 시정의 장삼이사가 싸움을 벌이는 난장판인지 처음부터 이 모습을 지켜본 국외의원증인참고인들이 혀를 찰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국감의 한계론무용론이 제기된 지 오래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나 정치적 노력이 실종된 결과 아니겠는가?

전문가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이런 국정감사 행태를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질타하고 있다.

용인대의 최창렬 교수는 무더기 증인채택과 피감기관에 대한 자료 요구와 같이 짧은 시간에 과도하게 진행되는 면이 분명히 있다라며 반면 그에 비해 성과는 미비하고, 국감을 통해 특정 사안에 대한 진실과 문제점이 발견된다 해도 이에 대한 개선책이나 후속대책은 사실상 전무하다라고 지적했다.

명지대 신율 교수도 이런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국감의 개선방법론에 대해서는 다른 전문가와는 다소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특히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회의원 절반 이상이 법조인 출신이라며 각 당이 공천과정서부터 각 분야의 인사들을 고루 발탁해 국회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고, 보좌관들 역시 각 분야 전문가들을 채용하고 직업의 안전성을 보장해 국회의 전문성과 역량을 살릴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런 류의 대안은 근본적인 해법은 아닌 것 같다. 국민이 눈 부릅뜨고 국감에서의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지켜본 뒤 그들의 인성이나 수준을 점수로 매겨 그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 선거에서는 반드시 퇴출시키는 치열한 노력 없이는 국회에 대한 이런 평가와 비판이 해마다 아니 좀 과장을 해보면 영원히 되풀이될 것이다.

금년 국감에 매겨진 ‘D-’학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서글프다.

류근찬

통일이답이다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17, 18대 국회의원

강대일 hykku@hanmail.net

<저작권자 © 안팎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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